해외 자회사·빌딩…기업들 "일단 팔아 현금 확보하자"

입력 2022-07-25 17:46   수정 2022-07-26 01:01

올 들어 기업들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을 팔아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파키스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보유 지분 75.0% 전량을 처분하기 위해 파키스탄 섬유업체인 노바텍스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LCPL의 시가총액은 209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LCPL의 매각가는 1800억~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케미칼이 2009년 인수한 가격(147억원)의 12~14배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들도 비주력 자산을 잇따라 매각 중이다. SK가스는 터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ATAS)을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 SK홀드코(SK Holdco) 지분 36.49%를 1430억원에 매각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처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SKC 자회사인 SK텔레시스는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 판교연구소를 82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텔레시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구소 건물을 팔았다. SK스퀘어는 오는 9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나노엔텍 지분 28.4%를 국내 사모펀드(PEF)에 58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한화그룹 자동화설비 계열사인 에스아이티는 10월 서울 종로 소격동 일대 빌딩 네 채를 2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건물들에는 커피 전문점인 블루보틀이 입점해 영업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9일 화학공업업체 두산메카텍 보유 지분 전량을 범한산업-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 105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CJ그룹도 현금 마련에 나섰다. CJ ENM은 2018년 95억원에 매입한 스웨덴 방송업체인 에코라이츠를 최근 독일 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CJ텔레닉스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9월 1일 서울 구로 대륭포스트타워 11층 사무실 일부를 9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중견·중소업체들도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철강업체인 광진실업은 지난달 29일 투자금 마련을 위해 부산 신평동 건물을 부동산업체인 네오밸류에 91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STX중공업은 9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구 호산동 공장을 4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불황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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